금요일

Marcel Duchamp: 뒤샹 <샘> 변기를 가져다 예술이라 칭하다

뒤샹, <샘>, 1917
뒤샹은 6달러만 내면 누구나 작품을 걸 수 있도록 해주는 '독립살롱전'에 가명 사인 R. Mutt를 한 쓴 변기를 가져다 놓고 예술작품이라고 주장한다. <샘>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으로밖에 남아있지 않음에도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까지 평가받곤 한다.

약 100년이 지났음에도, 난 이 작품을 처음 봤을때 화가 날 정도였다. 왜 내가 평소에도 보고싶지 않은 것을 중요한 예술이라면서 배우도록 하는거지? 뒤샹이라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한거야? 라며 반발심이 들었다. 1917년 '독립살롱전'의 심사위원들이라면 나보다 더 당황하며 혹독한 비난을 했을것이 눈에 보이듯 선하다.

변기를 출품하고 뒤샹은 평론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He CHOSE it He took an ordinary article of life, placed it so that its useful significance disappeared under the new title and point of view - created a new thought for that object." 간단히 말해서 그 (R. Mutt)는 일상에서 대상을 '선택'했으며, 새로운 이름과 관점을 부여하며 대상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바로 생각때문에 <샘>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게 된다. 뒤샹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예술가의 '솜씨'가 아니라 '아이디어'였다. 그가 "I don't believe in art. I believe in artists"라고 한것도 작가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뒤샹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관찰자의 상상력을 넓혀주는 자들이야말로 예술가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믿었다. 즉 일상생활 속에서도 예술을 발견해낼 줄 아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뒤샹은 <샘>을 통해 미술관에 전시해 놓기만 하면 '아 고상하고 위대한 미술품인가보다'하고 무조건적으로 경이롭게 바라보는 관람자의 태도를 조롱한다. <샘>을 보면서 과연 나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미술은 이후 '개념 미술'이라고 불리게 된다.

뒤샹,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1912
뒤샹의 이런 기이한 행동은 그가 이미 1912년에 내놓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로 유명해진 이후라 더 주목받은 것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당시 발명된 초고속 카메라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 이 작품은 1912년 파리 살롱에 출품했으나 너무 파격적이라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대처할줄을 몰랐다고 한다. 뒤샹은 작품을 회수하여 이듬해 뉴욕의 '현대미술 국제전시회'에 출품했고, 그곳에서 호평을 받으며 유명해지게 된다.

많은이들은 이 사건 이후 현대미술의 주무대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넘어왔다고 말한다. 역시 변화를 두려워하면 문화의 중심지로 남아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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