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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프로 2세대: 256GB vs. 512GB (일주일을 밤새면서 고민하며 정리한 자료)

아이패드 프로 2세대를 구매하려는데 결정장애가 왔습니다. 분석 덕후인 저는 자료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12.9인치, 스페이스 그레이, wifi+cellular는 결정한 상태고 용량만 결정하면 되는데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크기: 10.5형 / 12.9형
연결성: Wifi / Wifi+Cellular
색상: 실버 / 골드 / 스페이스그레이
저장장치: 64 / 256 / 512 ❓

**나의 다른기기 이용상태
일단 저는 노트북으로 맥북프로 500기가를 쓰고있으며, 194.13기가 사용중입니다. (남은 사용가능용량은 195.14GB입니다.) 그리고 핸드폰은 아이폰 6s 128기가 사용중이며 사용가능공간이 22.8기가 남았습니다. (사용한 용량 101.27기가 중 사진이 58기가, 나머지는 다 앱 용량입니다. 노래나 비디오는 스트리밍합니다.) 드랍박스는 1TB중 460기가 사용중이며, 사진 백업은 이곳에 합니다. 아이패드 1세대와 미니는 사고나서 거의 전혀 쓰지 않아서 저장공간 상태를 보는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미니는 얼마전에 리니지레볼루션이라도 돌려볼까하고 꺼내봤더니 너무 느려서 사용이 불가했는데 이건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아이패드프로 이용계획?
현재는 동영상편집 같은걸 할줄 모르지만, 혹시 아이패드 프로에서 여러 앱을 활용하여 쉬운 방법을 찾는다면 한번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가을에 나오는 ios 11입니다. 지금까지는 아이폰이나 패드에서 드랍박스 등에 접속하면 맥북 폴더형식으로 나오지 않아서 사용하기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ios 11에서는 이 부분이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멀티윈도우 기능이 개선되어 3개까지 띄울 수 있다는 점도 제게 큰 장점입니다.

아이패드프로는 문서활용에 주로 쓰려고 합니다. 현재 노트북으로 PDF를 읽을때는 밑줄치기만 가능하고 사이드에 손으로 필기하는 것이 불가하거든요. 아이패드프로를 사면 PDF 옆쪽에 손으로 바로바로 필기하고 요약해놓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 아이패드들도 이런 용도로 쓰고싶어서 샀지만 현재 애플펜슬과 같은 챡 감기는 필기감이 없어서 불가능했어요.

아래는 제가 쓸 용량을 주관적으로 추정해본 것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쓴거라 그냥 스킵하시고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셔도 될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를 산 후에 인터넷이 없어도 항상 사용가능하게 하려면 드랍박스에서 '오프라인에서 액세스 설정'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오프라인 액세스 가능하게 설정한 폴더는 아이패드의 저장 용량을 차지하게 됩니다. 당연히 드랍박스의 모든 폴더를 오프라인엑세스 시킬것은 아니고, 이 중 가능하면 항상 손안에 쥐고있어야 제 맘이 편한 문서 폴더는 약 65기가입니다 (이 안에 PPT도 포함되어 있으며 간혹 문서와 관련된 짧은 동영상도 함께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2년동안 프로를 사용한다고 했을때 넉넉히 15기가 정도가 문서용으로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래는 주로 스트리밍이니 항상 돌려듣는 노래만 40개정도 넣고 (10기가) 비디오도 정 심심할 때 볼 몇개만 넣는다 생각하면 15기가정도 차지할 것 같습니다. 12.9인치를 구매할 거라 사이즈가 커서 사진을 찍을 용도는 아니지만 스크린샷을 많이 찍는편이긴 합니다 (현재 아이폰에 스크린샷이 6000개 정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앱 부분입니다. 현재 아이폰 기준으로 앱 사용용량이 43기가입니다. (게임 다 지우고 포켓몬고만 남아있습니다. 뮤나오면 잡으려고....)  따라서 아이패드로 동영상편집같은걸 시도해보고 게임도 받을 것 생각하면 앱이 50기가 정도 잡아먹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결정장애 
종합해보면, 위 용도로만 사용하면 165기가 정도가 사용될 것 같아요. 헌데 이렇게 이것저것 다 계산해보지 않고 학교 동기들이나 친구들에게 256할까 512살까 하면 바로 512!라고 하거나, 살짝 고민하다가 512라는 대답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100이면 100 같은 대답 이었어요. 아이패드 용량은 나중에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니 20만원정도 차이면 그냥 용량 큰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정확히 24만원 차이입니다.)

 여기서부터 제 머리가 터지게 됩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256이 맞는것 같은데, 다들 512를 사라고 하고 (귀얇음) 저도 지금까지는 항상 최대용량 옵션을 선택해왔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고민을 했으면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아이패드를 검색해 들어가서 질문해보기도 했어요. 오픈채팅에서는 제가 예상한 사용용량을 말씀드렸더니 256 의견을 주신 분들이 몇몇 계셨고, 이쪽에 좀 지식이 있으셨던 분은 '남은사용용량'이 아이패드의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 합쳐서 150기가 정도라면 256도 괜찮지만 256 중 200기가 이상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512로 가도 될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바일 장치에 들어가는 것도 플래시 메모리 이며, 컴퓨터에 들어가는 SSD도 플래시메모리를 병렬로 묶어놓은거라 절반이상 쓰면 느려진다. 안 느려진다는게 말이 안된다'라는 의견이었습니다. (덧붙여서 '하지만 이번부터 아이패드가 고용량을 내놓아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예측불가하다'는 말도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나서 머리가 더 터지죠? 제가 사용할 듯한 용량은 165인데 그렇다면 512를 사는 경우 의무감을 가지고 200기가 정도를 채워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 말을 들은 한 친구는 "그냥 512기가를 사라. 그러나 165도 채우지 말고 최대한 빈 공간을 놔둬라. 내 컴퓨터는 몇TB지만 (기억안남) 나는 여기에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는다. 그래야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라는 강력한 주장을 펼칩니다. 하지만 결정장애가 온 저는 여기서부터 구글검색에 들어갑니다

**맥 루머 포럼 정복
맥 루머 포럼 (https://www.macrumors.com/) 에서는 이미 한창 64기가와 256, 그리고 256과 512기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64기가와 256기가 둘중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64로 가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 경우 아이클라우드, 나스(NAS), 드롭박스, 구글드라이브 등의 온라인 스토리지를 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기기 자체에는 어차피 저장을 잘 안하니 64로 가라는 조언들이 보였습니다. '현재 쓰고있는 128기가 아이패드에서도 30기가밖에 못 썼다'라는 의견, '512기가를 아이패드 RAM이 감당하겠느냐'라는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256과 512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달린 댓글에는 512를 구매하라는 조언이 많았어요. 이 경우에는 '4개월 뒤에 용량 모자라서 후회하느니 지금 돈을 더 내겠다', '512가 대수냐 나는 1TB 아이패드를 원한다구!'라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제 눈에 띈 댓글은 이것이었습니다: "It's not only about how much you use, but the bigger the storage capacity the faster your iPad will perform I highly recommend 512GB to everyone who wants the best iPad experience imaginable." 512를 구매해서 대부분 비워두라는 제 친구나, 오픈채팅에서 조언해주신 분의 의견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속도는 애초에 RAM과 관련이 있지 저장공간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 사람은 바보다!'라는 의견도 보았기 때문에, 저는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봅니다.

(개인적인 궁금증) 그런데요 아이폰 느려질 때 통상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중 하나가 사진이나 앱을 지워서 어떻게든 사용가능용량을 늘리는 것 아닌가요? 이게 맞는 방법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저장공간과 속도/성능이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혹시 정확히 아시는 분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실험결과를 찾아보자
유투버 Unbox Therapy는 아이폰7 32GB와 아이폰7 256GB를 함께 퍼포먼스테스트하여 읽기속도와 쓰기속도를 비교하여 영상을 올려두었습니다. (참고로 SSD의 가격차이는 읽기보다 쓰기속도에서 옵니다. 앞에서 썼듯이, 256기가라고하여 256짜리 메모리 한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메모리를 '병렬로' 여러개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이 클수록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쓰기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 동영상에 따르면, 쓰기속도의 경우 큰 용량인 258기가가 43기가보다 거의 10배나 빠른 속도를 보여주었습니다.

SSD의 경우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체 용량의 10퍼센터 이상을 'wiggle room'으로 남겨두어야한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숨쉴 공간을 마련해주는 건가봐요.

결론적으로 용량 큰게 빠른것은 맞는 것 같은데, 그래도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이 체감하기 힘들정도의 차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256대신 512를 살 이유를 찾고계신 분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요?
저는 이미 한국출시 이틀뒤에 제가 사용하는 패턴이나 쓸 용량에 대한 조사없이, 친구들에게 나 뭐살까 너라면 뭐살래 물어봐서 그들에게는 100% 512기가라는 대답을 얻어 그날 바로 공홈에서 512를 질러둔 상태이긴 합니다. 그런데 주문일부터 예상배송일까지 2주일이나 걸린다기에 기다리는 동안 오히려 용량 고민이 생긴 것이지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 배송일보다 훨씬 빠르게 내일이면 512이 배송될거라는 문자를 받았음에도 결정이 나지않아 글을 써봅니다. 256기가를 쓸 결심이 들면 512를 오픈하지 않고 반품 후 256을 새로 주문할 생각입니다. 이 문장을 쓰는 1초동안에는 512가 약간이라도 빠를테니 그냥 쓰자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2초뒤면 또 다시 바뀔 내 줏대없는 마음..) 아마도 반품이 귀찮기도하고 받아서 빨리 쓰고싶은 맘도 조금 있기 때문이겠죠? 하핫

그래도 아직 고민중인 저에게 댓글로 용량에 대한 조언해주시면 큰 도움 될것같습니다.

댓글 6개:

  1. 저도 크기(12.9)와 타입(Wifi+Cellular)는 결정했지만, 용량때문에 고민하고 정보 수집하고 다시 고민하고를 반복하다가 512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패드의 경우 핸드폰보다 오래 사용하는데다가(저의 경우 최소 4년 이상) 앞으로 어떤 어플리케이션이 나올지 그리고 추가 용량이 얼마나 필요하게 될지를 알 수 없더라구요. 또 용량 부족으로 인해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고요. 결정적으로 기본 용량외에 용량을 추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돈대신 정신 건강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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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습니다 정신건강! 어떤 앱이 나올지 모르고 용량 추가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돈 낸만큼 더 열심히 용량 채우면서 사용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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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용이 좋아서 Google + 에 공유 하려 합니다만 괜찮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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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괜찮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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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엄청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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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오! 저 엄청 고민했었는데, 감사합니다. 저만의 고민이 아니었군요. 참고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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