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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o Javacheff: 크리스토의 공공 예술

'공공 미술'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보통은 빌딩 앞이나 아파트 단지 안, 혹은 공원 안의 조각품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들은 흔히 정부나 기업의 의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위치만 공공장소인 현대미술작품 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공공미술품이라면 응당 대중과 좀 더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크리스토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크리스토는 흔히 대지미술가로 불리지만, 그의 미술은 공공미술적 특성을 띤다.


위 사진은 크리스토의 <둘러싸인 섬> (1983)을 위에서 본 모습이다. 마치 물위에 떠있는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핑크색 폴리프로폴린 천으로 마이애미의 비스케인 해변에 있는 11개 섬을 둘러싸는 대담한 프로젝트였다. 

보통의 섬과 핑크색천의 섬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일단 후자는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Contemporary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토는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는데, 참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에 이 섬들에는 약 40톤 가량의 쓰레기들이 쌓여있었는데, 크리스토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섬들이 green area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사람들도 이 과정을 통해서 이 지역의 환경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크리스토, <Wrapped Trees>, Basel, 1997-1998

크리스토가 프로젝트를 하기로 하는 장소들에는 모두 사람들이 살고있다. 사람들과의 교감과 지지는 그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게도, 11개 섬을 혼자 힘으로 감싸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 힘을 합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마치 그것이 자신들의 작품인양 느끼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크리스토는 수동적인 관람자였던 대중의 입장을, 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예술가의 위치로 바꾸 놓는데 기여한다. 현대미술사에서 그가 한자리 차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프로젝트의 진행에는 지역구 주민을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지역 법률에 위배되는 일이 없도록 체크하는 일까지 포함되어 몇년씩 걸리곤 한다. 하지만 모든 준비를 끝낸 후에 정작 설치부터 전시가 진행되는 기간은 약 2주에 불과하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임시적'이길 원했고, 이에 대해 스미소니언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If people want to see my work, they must hurry, because it might not be there if they take their time. My projects are very precious things." 그의 작품들은 마치 어린시절과 같이, 즐길 수 있을때 즐기지 않으면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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